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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범망경 | 불교 경전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연의 소중함

[문희상의 내 인생의 책] ⑤ 범망경 | 불교 경전

<범망경>은 사람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한다. 겁(劫)이라는 시간 단위가 있는데 한 겁이 되려면 40리나 되는 둘레의 큰 원통에 성경과 불경에서 모두 작다는 표현을 쓰는 겨자씨를 잔뜩 담아서 100년에 하나씩 꺼내 다 없어지는 시간을 말한다. 영겁이라 하면 거의 무한대의 시간인데 그 영겁의 첫 시작이 바로 1겁이다.

그 겁이란 시간 단위가 500겁이 되어야 현세에서 소매 깃을 스치는 인연으로 만난다고 한다. 한 나라에 태어나기 위해선 일천겁, 하루 동안 길을 동행하기 위해선 이천겁, 한집에서 하룻밤을 자기 위해선 삼천겁, 한 민족으로 태어나기 위해선 사천겁, 한동네에 태어나기 위해선 오천겁, 하룻밤을 같이 자기 위해선 육천겁, 부부가 되기 위해선 칠천겁, 부모와 자식 관계는 팔천겁, 형제자매는 구천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일만겁이라고 했다. 스승과 제자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말하는 것이다.

모두들 각자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맺어지는 인연들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각 구성원들 간의 인연이 대승적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에 반목과 갈등이 계속된다면 정말로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것이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개인의 삶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 간에 갈등의 골이 깊은 나라의 운명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지금 길거리를 거닐고 있는 사람들, 일터에 함께 있는 사람들, 동네와 우리 이웃들 모두가 소중한 인연의 사람들이다. 나만을 생각하기보다 우리 주변에 눈을 돌려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인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과 나의 인연은 최소 천겁 이상일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시구가 문득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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