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中 전용 전자책 리더 출시한 속내는

브루스 에이트킨 아마존 리딩사업부 총책임자가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킨들 엑스 미구 E-리더기'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차이나데일리
브루스 에이트킨 아마존 리딩사업부 총책임자가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킨들 엑스 미구 E-리더기'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차이나데일리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중국에서만 이용 가능한 전자책(e-book)을 출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Quartz)는 아마존이 중국에서만 쓸 수 있도록 제작한 전자책 리더 킨들(Kindle)을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단말은 중국어를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이 운영 중인 전자책 스토어 미구(Migu)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미구는 40만개 이상의 전자책 콘텐츠를 유통한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04년 온라인 서점 조요닷컴을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알리바바 등 현지 업체에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 B2C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 점유율은 0.8%에 불과할 만큼 미미했다.

중국에서 전자책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의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중국 내 전자책 리더 판매량은 2011년 2320만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710만대로 5년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아마존은 중국에서 전자책 리더를 판매했지만 판매량을 공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외신은 아마존이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전자책 리더를 출시한 것은 단순히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 증대 차원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 확대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 판단이었다는 관측이다.

쿼츠는 “아마존이 중국 국영통신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과 제휴하면 통신사가 운영하는 소매점에서 킨들을 입점시킬 수 있다”며 “아마존이 중국 정부 측과 함께 일한다는 건 정치적 목적을 염두에 둔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외국기업이 정부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십과 합작 투자가 필요하다”며 “중국 사업 규모가 커지면 이 같은 제휴가 아마존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