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배터리 개발까지 직접 챙긴다···전문가 물색 중

삼성전자가 무선사업부가 스마트폰용 배터리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나서 주목된다. 차세대 배터리 신소재와 셀 개발 전문가까지 확보한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이후 안전성을 강화하던 움직임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 1월 서울 서초동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밝히고, 발화 원인에 대한 개선 외 8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와 다중 안전장치 도입을 발표하고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 1월 서울 서초동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밝히고, 발화 원인에 대한 개선 외 8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와 다중 안전장치 도입을 발표하고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미국과 유럽에서 석·박사급 배터리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선사업부 인사담당자가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 면접을 펼쳤다. 인재풀이 넓은 해외에서 전문가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배터리 성능 및 문제 분석 △배터리 재료 및 기술 개발 △배터리 위험 평가 및 개발 프로세스 분석 등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기존 품질보증 부서에 핵심 부품 설계, 검증, 공정 관리를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했다. 최근엔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해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설계부터 부품 조달, 제조까지 무선사업부 차원에서 직접 점검해 사고 발생 요인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 이전에는 삼성전자가 배터리 제조사에서 공급한 팩 상태 배터리에 대해 자체 해체 분석 작업을 거치지 않았다. 공급 업체가 제공한 검사 결과 기록만으로 이상 유무를 판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관행은 결과적으로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을 미리 잡아내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이후 삼성전자는 배터리 제조사에서 출고 전 진행하는 엑스레이 검사와 랜덤 샘플링 해체 분석 검사와 별도로 배터리 입고 시에도 동일한 검사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무선사업부 차원에서 자체 품질 관리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품질을 최우선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전문 능력을 갖춘 인재 채용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품질 관리 차원을 넘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역량 확보에도 직접 나섰다. 이를 위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관리할 전문가도 함께 물색 중이다. 배터리 재료 관련 전공자나 실제 배터리 셀 개발 경력 등이 요구조건이다. 삼성전자는 이들 전문가를 중심으로 배터리 제조사와 협업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깊숙히 관여할 방침이다.

헤비유저가 늘어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안전성 확보와 이를 위한 생산 품질 관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내부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배터리 설계 기술 확보가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

애플 역시 사내에 배터리 제품 개발팀을 운영하면서 배터리 셀 엔지니어, 테스트 전문가, 품질관리 엔지니어, 재료 전문가, 배터리 디자이너 등 배터리 관련 엔지니어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중국 ATL로부터 가장 많은 배터리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 때문에 품질 관리 전문가의 경우 1년 가운데 절반 가량을 해외에 머물기도 한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