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기사회생”···중국 대학교수, 서울시에 마스크 1천장 기증읽음

고영득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시 관광정책과에 한 통의 편지와 함께 박스 하나가 도착했다. 박스 안에는 마스크 200장이 들어 있었다. 이후 서울시는 4월3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모두 1000장의 마스크를 받았다. 박스 겉에는 중국어로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행복, 평안, 건강하길 바라고, 함께 꽃을 피우길 기대합니다.”

마스크를 보낸 이는 공하이얀(孔海燕) 중국 산둥대 관광학과 교수(54)였다. 공 교수는 편지에서 “지난 2018년 서울시가 베풀어준 따스한 정이 제 가슴에 새겨졌고, 어떻게 보답할지 계속 생각하며 지냈다”며 “중국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분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보내 드린다”고 밝혔다.

공하이얀 중국 산둥대 관광학과 교수. 서울시 제공

공하이얀 중국 산둥대 관광학과 교수. 서울시 제공

7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 교수는 2018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제7차 UNWTO 세계도시관광총회’에 참석했다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의식을 잃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현장에 대기 중이던 간호사와 행사 운영팀이 흉부압박 등 초동 조치에 나섰고 곧 도착한 119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겼다. 긴급 수술을 받은 공 교수는 이틀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당시 서울시도 공 교수 배우자와 학교 관계자의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 통역 지원을 하는 등 다방면으로 그를 도왔다.

공 교수는 2주 뒤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서울은 나에게 행운의 도시”라며 “한국에서의 좋은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하이얀  교수가 서울시에 보낸 마스크.  서울시 제공

공하이얀 교수가 서울시에 보낸 마스크. 서울시 제공

공 교수는 서울시의 배려에 감사하는 뜻에서 마스크 1000장을 보내준 것이다. 공 교수는 마스크와 함께 보낸 편지에서 “추운 겨울이 지나면 화창한 봄이 반드시 오는 것처럼, 바이러스도 결국 지나가고, 더 아름다운 내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중국 현지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 텐데, 그때 맺은 소중한 인연이 이렇게 이어지게 돼 더욱 뜻깊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 교수가 보낸 마스크를 사고 당시 도움을 준 국립중앙의료원과 중부소방서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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