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0.10.22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6일부터 일주일째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독감 백신 접종 사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연관성이 확인이 안 됐다는 이유다. 다만 백신 제품에 문제가 확인되면 즉시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백신의 안전성이 규명될 때까지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고 했다. ‘사망자들이 맞았던 백신이라도 접종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 부분도 검토했으나,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었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만에 하나 백신에 문제가 있다고 발견될 경우 후폭풍이 크기 때문에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라도 접종 중단 사업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 청장은 접종 사업을 현재로선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사망자와 백신의 인과관계는 사망원인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사망사례에 대해서는 최대한 접종과의 문제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겠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청장은 “제품 문제라면 바로 중단하는 게 맞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망자들이 접종한 백신은 5개 회사가 제조한 것이고, 모두 로트번호가 다 달라서 한 회사(백신이)나 제조번호가 일관되게 이상반응을 일으키지는 않았다”며 “제품이나 제품 독성 문제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도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또 “백신 제조 과정 중이나 식약처 검정을 통해 톡신 독성물질을 다 거르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심각한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부검 완료까지는 2주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했다.

21일 독감 백신 대응 브리핑에서 “사망자 9명 가운데 2명은 ‘아나필락시스 쇼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발표한 데 대해 정 청장은 “추적 조사 결과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아닌 것으로 자료가 나왔다”고 정정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특정 식품과 약물 등의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분,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백신 접종에 따른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