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일차섬모'의 대사조절 기능 규명

2020-10-22     전한울 기자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한국연구재단은 퇴화된 흔적기관으로 간주돼 온 ‘일차섬모(Primary Cilia)’가 세포 안팎을 매개하는‘세포의 안테나’로써 에너지 대사 및 뼈 항상성 조절에 동시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2일 발표했다. 

김기우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일차섬모가 에너지 대사 및 골항상성에 중요한 세포소기관임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중추신경계를 통한 에너지대사와 골밀도의 동시조절 가능성을 제시하며, 비만·당뇨 등 대사질환과 동반되는 골질환 표적 약물개발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일차섬모는 ▲코점막 ▲폐표면 ▲난관 등에 위치한 운동성 섬모와 달리, 운동성이 없는 미세소관으로써 감각기관에서 다양한 감각을 전달하기 위한 수용체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뇌 시상하부 복내측핵에 존재하는 특정 신경세포(SF-1)가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해당 신경세포 표면에 유난히 긴 일차섬모가 존재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에 연구팀은 해당 신경세포에서만 일차섬모가 생성되지 않는 결손 생쥐모델(loss-of-function models)을 구축, 일차섬모가 에너지 대사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일차섬모 결손 생쥐모델에서 심한 비만 현상이 나타났고, 정교한 대사분석을 통해 산소소비량 감소와 에너지소비 결함 등 에너지 대사위축이 원인임을 도출해 냈다.

자율적으로 신체의 완급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가운데 신체를 긴장케 하는 교감신경 활성의 척도인 혈중 노르에피 네프린이 녹아웃 생쥐모델에서 현저히 낮게 나타난 것이다. 일차섬모 결손이 교감신경 활성을 떨어뜨려 식욕억제 호르몬 렙틴에 대한 민감성을 잃게 하고 이는 과섭취를 유발한다는 결과다. 

이에 더해 일차섬모 결손 생쥐에서 골밀도 증가도 관찰됐다.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가 감소한 반면, 뼈 형성 속도는 빨라졌다. 이는 비만과 별개로 자율신경 조절 이상에 따라 골항상성이 무너진 결과다.

교감신경활성에 관여하는 일차섬모가 에너지대사 및 뼈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일차섬모의 활성 및 길이 유지에 관여하는 요인에 대한 후속연구를 계획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JCI)’에 지난 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