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이냐, 트럼프 '깜짝 승리'냐

2020.10.22 13:22 입력 2020.10.22 15:34 수정 김윤나영 기자

선거예측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는 21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이길 확률을 88%로 예측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 화면 갈무리

‘트럼프 승리 VS. 트럼프 심판’

다음달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21일(현지시간) 1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들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예상한다. 4년 전 대선 때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민주당 지지자들이 무관심했던 것과 달리, 반(反)트럼프 진영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여론조사”라며 ‘깜짝 역전승’을 기대한다. 이른바 ‘샤이 트럼퍼’들이 경합주에서 승리를 안겨주리라는 것이다.

선거예측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는 21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이길 확률을 88%로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확률은 12%였다. 미국 대선은 주별로 배치된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차지하는 후보가 이기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른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인단의 64%인 345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36%인 193명을 확보하리라고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19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금까지 선거인단 226명을 사실상 확보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125명의 두 배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인단 44명만 더 확보하면 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명), 플로리다(29명), 애리조나(11명), 오하이오(18명), 미시간(16명), 펜실베이니아(20명) 등 핵심 경합주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평균 4%포인트 격차로 앞서 있다고 정치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전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정권 심판’을 위해 결집하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체인지리서치와 CNBC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91%는 대선에서 “투표 의향이 매우 크다”고 했다. 주요 경합주인 애리조나·플로리다·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10명)에서는 같은 응답이 92%에 달했다. 2016년 대선 투표율은 56.9%로 2000년대 이후 가장 낮았는데, 이번엔 그보다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뉴욕타임스와 시에나칼리지가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여성 유권자의 56%, 대학을 졸업한 백인 유권자의 53%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호감(unfavorable)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유권자의 53%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호의적으로 봤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43%만이 같은 입장을 보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다면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나 경제 붕괴, 사회 불안이 아니라, 그의 높은 비호감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공화당은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등 핵심 경합주에서 막판에 공화당 지지자들이 대거 유권자로 등록한 사실에 희망을 걸고 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사전투표 첫날인 21일 30여만명이 투표했는데, 공화당 지지자 15만3743명, 민주당 지지자 15만4004명으로 사실상 동수였다.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등록 유권자 중 공화당 지지자는 2016년보다 17만4000명 늘었지만, 민주당 지지자는 3만1000명 줄었다. 폭스뉴스는 20일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에서 민주당의 우위가 4년 전 대선 때보다 줄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년 경합주 미시간에서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맞힌 여론조사기관인 트라팔가르 그룹은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다고 전망했다. 로버트 케헬리 트라팔가르 여론조사수석위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 270명대 선거인단 확보로 이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들 여론조사는 대부분 숨은 트럼프 표를 놓치고 있다는 것”며 “보수층은 견해를 선뜻 나눌 의향이 없다는 인식이 뚜렷해 여론조사에 참여하길 주저한다. 보상이 없으면 정직한 대답을 못 얻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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